천호 회전근개파열, 암처럼 조용히 커지는 병 — 원장 칼럼
천호 회전근개파열 칼럼 · 글 달려라병원 정형외과 이수현 원장 (어깨·팔꿈치·손목·손·골절·외상)
"한두 달 전부터 아프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벌써 이렇게 많이 찢어졌다고요?"
천호 회전근개파열 진단을 받고 MRI를 함께 보는 자리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입니다. 아프기 시작한 건 얼마 안 됐는데, 영상에서는 힘줄이 이미 넓게 떨어져 안쪽으로 말려 들어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회전근개파열이 어떤 면에서 암과 닮았다고 설명드립니다. 초기에는 거의 아프지 않고, 그 사이에도 조용히 진행하며, 증상을 느껴 병원에 왔을 때는 이미 꽤 진행된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회전근개파열은 생명을 위협하는 병이 아닙니다. 다만 시간이 갈수록 치료 선택지가 줄어든다는 점에서 비슷합니다. 오늘은 이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근거를, 실제로 파열을 몇 년씩 추적한 연구들로 보여 드리겠습니다.
회전근개파열, 무엇이 찢어지는 걸까
어깨는 네 개의 힘줄이 위팔뼈 머리를 감싸 잡아 주며 움직입니다. 이 힘줄 묶음이 회전근개이고, 그중 팔을 옆으로 들어 올리는 극상건이 가장 잘 찢어집니다. 회전근개파열은 대부분 한 번의 사고가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친 마모로 생깁니다.
정상 회전근개. 흰색 힘줄이 위팔뼈 머리를 빈틈없이 감싸고 있습니다.
회전근개파열 3D 모델. 힘줄이 뼈에서 떨어져 나간 자리가 비어 있습니다.
암과 닮은 점 ① 초기에는 증상이 없습니다
건강검진에서 처음 암을 발견하는 분이 많듯, 회전근개파열도 아프지 않은 어깨에서 흔히 발견됩니다. 독일에서 어깨가 전혀 아프지 않은 50세 이상 411명을 초음파로 검사했더니, 23%에서 파열이 있었습니다. 나이가 많을수록 늘어 80세 이상에서는 절반이 넘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아프지 않은 파열'이 흔해집니다.
일본의 한 마을 주민 664명을 모두 초음파로 검사한 연구에서도 전층 파열이 22.1%였고, 그중 65.3%는 증상이 없는 파열이었습니다. 미국의 MRI 연구에서도 통증 없는 60세 초과 성인의 54%에서 파열이 보였습니다. 즉 회전근개파열의 상당수는 아프지 않은 채로 지나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암과 닮은 점 ② 아프지 않은 동안에도 진행합니다
문제는 아프지 않은 파열이 그대로 머물러 있느냐입니다. 미국 워싱턴대학 연구팀은 한쪽 어깨에 아프지 않은 파열이 있는 사람들을 해마다 초음파로 다시 찍으며 길게는 13년까지 추적했습니다. 결과는 분명했습니다.
65세 이하 229명을 중앙값 7.1년 추적한 연구. 전층 파열은 8년 동안 열에 여덟이 커졌습니다.
같은 연구팀이 224명을 5년 넘게 본 이전 연구에서도 파열의 49%가 커졌고, 커지기까지 걸린 기간의 중앙값은 2.8년이었습니다. 많이 찢어진 힘줄일수록 더 자주 커졌습니다.
파열이 커진 어깨일수록 새로 통증이 생길 위험이 높았습니다.
파열이 커지는 모습을 단계로 그려 보면 이렇습니다. 암에 병기(1기~4기)가 있듯, 회전근개파열도 크기에 따라 단계를 나눕니다.
정상 · 힘줄이 뼈에 온전히 붙어 있고 근육(붉은색)도 두껍습니다.
1단계 · 부분층 파열 — 힘줄 두께의 일부만 찢어진 상태.
2단계 · 소파열 — 전 두께로 찢어졌지만 범위가 좁습니다(대개 1cm 미만).
3단계 · 중파열 — 힘줄 끝이 근육 쪽으로 물러나기 시작합니다(대개 1~3cm).
4단계 · 대파열 — 힘줄이 멀리 말려 들어가고 근육이 지방으로 바뀌기 시작합니다(대개 3~5cm).
5단계 · 광범위 파열 — 여러 힘줄이 함께 떨어지고 근육이 크게 줄어듭니다(대개 5cm 이상).
단계별 증상과 진단은 관절척추 위키 – 회전근개파열에 더 자세히 정리해 두었습니다.
암과 닮은 점 ③ 아플 때는 이미 커져 있습니다
"아프면 그때 병원에 가면 되지 않나요?" 하고 묻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연구는 통증이 생기는 시점이 곧 파열이 커진 시점인 경우가 많다고 말합니다.
- 아프지 않던 파열이 있는 45명을 평균 2.8년 지켜보니 51%가 아프기 시작했고, 다시 검사한 23명 중 9명은 파열이 커져 있었습니다. 파열이 작아진 사람은 없었습니다.
- 195명을 매년 추적한 연구에서는 새로 통증이 생긴 44명 중 부분층 파열의 40%가 전층 파열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통증이 생긴 분들은 처음부터 파열이 더 컸습니다.
아래 표는 치료하지 않은 파열을 다시 검사한 주요 연구를 모은 것입니다. 연구마다 대상과 기간이 달라 숫자는 다르지만, 시간이 갈수록 커진다는 방향은 같았습니다.
공정하게 말씀드리면, 3~4년 정도의 짧은 기간에는 크게 변하지 않는 파열도 절반이 넘습니다(Kwong, 2019). 그래서 '모두 당장 수술'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확인'이 답입니다.
진행이 빠른 경우도 연구에서 드러났습니다. 비수술 치료 중 MRI를 다시 찍은 연구에서 전층 파열은 52%가 커졌지만 부분층 파열은 8%였고, 60세를 넘으면 54%, 60세 이하는 17%가 커졌습니다. 18개월 넘게 지켜본 경우 48%가 커져, 기간이 길수록 진행이 많았습니다.
MRI에서 본 진행된 파열. 힘줄 끝이 위팔뼈에서 떨어져 안쪽으로 말려 들어가 있습니다.
늦을수록 무엇을 잃게 될까
암을 일찍 발견해야 하는 이유는 치료가 쉽고 결과가 좋기 때문입니다. 회전근개파열도 같습니다. 늦어질수록 잃는 것이 세 가지 있습니다.
첫째, 근육입니다. 힘줄이 끊어지면 그 힘줄에 붙은 근육은 쓰이지 않아 가늘어지고, 점점 기름(지방)으로 바뀝니다. 수술받은 1,688명을 대상으로 수술 전 영상을 분석한 프랑스 연구에서 중등도 지방변성은 증상 시작 후 평균 2.5~3년, 심한 지방변성은 3~5년에 나타났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렇게 바뀐 근육은 힘줄을 잘 봉합해도 돌아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진료 노트 · 힘줄이 끊어진 뒤 근육에는 시계가 돕니다.
둘째, 봉합의 결과입니다. 관절경 봉합술 1,000건을 수술 6개월 뒤 초음파로 확인한 연구에서 다시 찢어진 비율은 부분층 파열 5%, 전층 파열 27%였습니다. 재파열을 가장 잘 예측한 것은 결국 수술 전 파열의 크기였습니다.
파열이 작을 때 봉합할수록 힘줄이 잘 붙습니다.
관절경으로 본 실제 파열. 힘줄이 뼈에서 떨어져 구멍처럼 벌어져 있습니다.
봉합을 마친 모습. 뼈에 박은 앵커의 실로 힘줄을 원래 자리에 붙입니다.
셋째, 치료 방법입니다. 힘줄이 너무 멀리 말려 들어가고 근육이 지방으로 바뀌면 봉합 자체가 어려워집니다. 오래 방치된 파열은 위팔뼈 머리가 위로 올라붙으며 관절염(회전근개 파열 관절병증)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이때는 역행성 인공관절처럼 더 큰 수술을 검토하게 됩니다.
회전근개 파열 관절병증 MRI. 힘줄이 사라진 자리로 위팔뼈 머리가 올라붙어 있습니다.
| 암 | 회전근개파열 | |
|---|---|---|
| 초기 | 증상이 거의 없음 | 파열의 약 3분의 2는 아프지 않음 |
| 진행 | 시간이 지나며 커지고 퍼짐 | 5~7년 추적 시 절반 안팎(49~60%)이 커짐 |
| 병기 | 1기~4기 | 부분층 → 소·중·대 → 광범위 파열 |
| 늦게 발견하면 | 치료가 어렵고 결과가 나빠짐 | 근육 지방변성, 재파열 증가, 봉합이 어려워짐 |
| 다른 점 | 생명을 위협할 수 있음 | 생명과는 무관, 모든 파열이 커지지는 않음 |
이수현 원장의 당부 — "아프지 않은 파열도 지켜봐야 합니다"
그렇다고 회전근개파열이 발견되면 모두 수술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부분층 파열이거나 통증이 조절되는 경우에는 약물, 주사, 체외충격파, 재활 운동으로 지내시는 분이 많습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아프지 않으니 괜찮다"고 내버려 두지 말고, 정기적으로 크기를 확인하자는 것입니다.
초음파로는 진료실에서 바로 힘줄의 파열 여부와 두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분은 꼭 검사를 받아 보시길 권합니다.
- 한쪽 어깨에 회전근개파열이 있었던 분 — 반대쪽 어깨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 밤에 아파서 잠을 깨거나, 팔을 옆으로 들 때 특정 각도에서 아픈 분
- 예전에 파열 진단을 받고 1~2년 넘게 검사하지 않은 분
- 60세 이상이면서 어깨를 위로 쓰는 일이나 운동을 많이 하는 분
X-ray에서는 힘줄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뼈는 괜찮다"는 말이 회전근개파열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확인은 초음파나 MRI로 합니다. 파열이 커지고 있거나 전층 파열로 근력이 떨어졌다면, 근육이 지방으로 바뀌기 전에 봉합을 검토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술 방법과 회복 과정은 관절척추 위키 – 관절경 회전근개 봉합술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달려라병원은 5호선 강동역 3번 출구에서 도보 3분입니다.
천호 정형외과나 길동 정형외과, 둔촌동 정형외과를 찾다 이 글을 읽으셨다면, 천호역·길동역·둔촌동역에서 한 정거장인 강동역으로 오시면 됩니다. 영상의학과가 함께 있어 진료 당일 초음파와 MRI 검사가 가능합니다. 천호 회전근개파열이 걱정되신다면, 어깨 진료는 저와 박재범 원장이 함께 보고 있으니 아프기 전에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위치 · 연락처
주소 서울특별시 강동구 천호대로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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